망설임을 두르고서 난 색이 선명한 나비를 홀로
조용히 바라보았어 슬픔을 데리고 온 채
출구를 잃고서 숲의 입구
휘감기는 외로움 때문에
폼도 안 잡은 채 해메고 있었어
묶여 있는 악보를 펼치고 어색한 손놀림으로
연주한 피아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
불러세우는 목소리 밖으로 나서는 “안녕”
줄어가는 달이 뜬 밤
바뀌어가는 숫자를 바라보는 그대에게
불을 붙이며 숲 속에서
날 수 없게 된 나비를 바라보며 도취되어 있어볼까
돌아가려고도 놓지도 않으려고 해
끝을 기다리는 밤과 이 아름다운 숲
딱 하나만 시야에 있었어
밤하늘의 작은 별들을 목표로 하고 갈 거야
눈을 가린 채 숲 속에서
돌아가지 않는 여헹에 나서서 그대를 잊어볼까?
멈출 수 없는 시간을 망설임없이 태워버리는
불꽃으로 전부 불태워줘